이주노동자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의 하루 일과

fano 2025. 6. 30. 13:57

한국의 도시가 성장하고 새로운 건물이 세워질 때마다, 우리는 그 배경에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이 있다는 사실을 종종 잊고 살아갑니다.
특히 건설 현장은 하루하루가 고된 육체노동의 연속이며, 위험이 항상 도사리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곳에서 법적 신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분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불안정한 체류 상태 속에서도 생계를 위해 가장 힘든 현장에 나서며, 다치거나 문제가 생겨도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조차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 일상에 가까운 곳, 바로 아파트 공사 현장, 도로 정비 구역, 신축 상가 부지 등에서 그들은 오늘도 조용히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가 건설 현장에서 보내는 하루를 시간대별로 나누어, 그분들의 일과와 처한 현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전하고자 합니다.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의 공사현장

새벽 4시,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의 아무도 모르게 시작되는 하루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분들의 하루는 대부분 새벽 4시 또는 5시 무렵부터 시작됩니다.
그분들은 일반적인 전셋집이나 고시원도 아닌, 공사장 근처의 임시 컨테이너, 창고 개조 방, 혹은 불법 건축물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혹시 모를 단속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리 떨어진 공간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그 배경입니다.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확인하시는 것은 그날의 일감 문자나 중개인의 메시지입니다.
고정된 일터 없이 당일마다 현장이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서울 외곽, 경기 지역의 인력시장 근처로 이동하십니다.
대부분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단속 위험이 낮은 경로를 선택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신분을 숨기고 이동해야 하는 그 긴장감은 그분들의 하루가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다시금 느끼게 합니다.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 오전 7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현장 작업

현장에 도착하시면 보통 오전 7시쯤부터 작업이 시작됩니다.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분들은 공사 현장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작업을 주로 맡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근 정리, 거푸집 설치, 벽돌 옮기기, 콘크리트 타설, 폐기물 운반 등 육체적으로 매우 고된 작업들이 이어집니다.
특히 고층 작업의 경우는 기본적인 안전 장비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거나, 사전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투입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현장 관리자와의 의사소통이 어렵다 보니, 작업 지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일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일합니다.
왜냐하면, 일자리에서 밀려나면 다음 날 생계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 속에서도, 그들은 매일같이 콘크리트 더미 사이를 누비며 건설의 맨 앞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짧은 점심시간과 지친 오후,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 쉬지 못하는 현실

 

오전 내내 격렬하게 몸을 움직인 뒤, 노동자분들은 보통 정오 무렵 짧은 점심시간을 갖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 역시 편안하지 않습니다.
단속을 걱정하거나, 브로커의 눈치를 봐야 하고, 불편한 공간에서 급히 도시락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로는 끼니를 거르기도 하며, 편의점에서 간단히 빵이나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후 1시부터 다시 시작되는 작업은 더 혹독합니다.
햇볕이 가장 뜨겁고,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쉬면 돈을 벌 수 없기에, 노동자분들은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상황 속에서도 무거운 자재를 옮기고, 높은 발판을 오르내리며 작업을 이어가십니다.
몸이 아프더라도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픔을 참고 하루를 마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해 질 무렵, 조용히 사라지는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

 

하루의 일이 끝나는 시간은 보통 오후 6시 전후입니다.
이때 현장에서는 그날의 일당이 지급되며, 간혹 중개인을 통해 늦게 전달되거나 일부가 누락되는 일도 벌어집니다.
그러나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분들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조용히 받아들이고 다음 날을 준비합니다.

일을 마친 뒤에는 귀가 경로 또한 신중하게 선택합니다.
사람이 많은 시간대나 장소를 피해 다니며, 신분 노출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버스보다는 도보나 자전거를 선호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숙소로 돌아오시면, 온전히 휴식을 취하기엔 너무 협소한 공간과 타인과의 공동생활로 인해 오히려 더 피로감을 느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하루가 끝나면, 곧 다음 날을 위한 준비가 시작됩니다.
가방 속엔 여전히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옷가지와 소지품들이 있으며, 그분들의 하루는 늘 긴장 속에서 반복되는 생존의 연속입니다.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제도와 보호방안 시급

건설 현장에서 일하시는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분들의 하루는 단순히 육체적인 고됨을 넘어서, 법적·사회적 불안정함 속에서의 생존 그 자체입니다.
그들은 한국 사회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일을 담당하고 계시며, 그 덕분에 아파트가 세워지고, 도로가 확장되고, 도시는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들의 존재를 무조건 ‘불법’으로만 규정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제도적 접근과 인권 보호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