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속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현실: 우리가 외면한 진실
한국에는 공식적인 기록조차 남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이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이름이 있지만, 신분이 없고, 목소리는 있으나 들려지지 않는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고향을 떠나 한국 땅에 발을 디딘 이유는 단 하나다. 살아남기 위해서.
하지만 이곳에서도 그들은 다시 투명인간이 된다.
등록되지 않은 그들의 존재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병원도 학교도 공공서비스도 멀게만 느껴진다.
2023년 기준, 대한민국 내 미등록 외국인 인구는 약 41만 명에 이른다.
이 글은 그들 중 한 명, 'A씨'의 현실을 통해 우리가 외면한 사회의 이면을 조명한다.
이 글은 당신이 그들을 다시는 모른 척할 수 없도록 만들 것이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란 누구인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흔히 ‘불법체류자’라고 불리지만, 그 표현은 그들의 현실을 가볍게 치부해버린다.
대부분은 노동을 위해 합법적으로 입국했지만, 중간에 체류 자격이 만료되거나 사업장 변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제도 밖으로 밀려난다.
2023년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 약 211만 명 중 미등록 외국인은 약 41만 명으로 전체의 19.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오게 된 사연
A씨는 동남아의 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어디든 가야 했고, 그곳이 한국이었습니다.
비자를 받아 입국했지만, 사업주가 도망치고 체류 자격을 잃었습니다.
재입국이나 체류 연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남아서 일하는 것 말고는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는 그렇게 '불법'이 되었습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체류 신분이 없는 삶
신분이 없다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입니다.
은행 계좌 하나 만들 수 없고, 정식 계약 없이 매일 비정규직 일터를 전전해야만 했습니다.
A씨는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인근 공사장에서 하루 일당 7만 원을 받고 일을 했습니다.
비 오는 날엔 일도, 수입도 없습니다.
그에게는 노동법도, 4대 보험도, 퇴직금도 없습니다.
"나는 하루하루가 계약이다. 내일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미등록 이주노둥자들이 일터에서 마주한 차별과 침묵
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급여를 떼이거나 폭언을 듣는 건 일상이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일 끝나고 현장에서 쫓겨났고, 어떤 날은 다쳤지만 치료는커녕 휴식도 없었습니다.
"사장님이 말했어요. 너 신고하면 바로 출입국이 너 잡아간다고."
그는 그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2022년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이주노동자 노동권 침해 사례는 2,412건에 달하지만, 미등록자들의 피해는 거의 집계조차 되지 않습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병원조차 가지 못하는 사람들
A씨는 작년 겨울, 손가락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병원에 가지 않았습다.
병원에서 정보를 요구하면 체포될 수 있다는 불안 때문입니다.
"진통제 하나로 버텼어요. 붕대는 제가 직접 감았어요."
한국은 외국인에게도 응급진료를 제공하지만, 미등록 상태라는 낙인은 이들을 의료 현장에서도 쫓아냅니다.
그들은 아파도 말하지 않고, 다쳐도 숨어야 합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인터뷰: “내 이름은 있지만, 나의 존재는 없다”
A씨는 매일 아침 한국 국가를 들으며 일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를 위한 법은 없고, 그를 보호할 제도도 없습니다.
"가끔은 내가 사람인지 기계인지 헷갈려요."
그는 한국에 와서 5년째 가족을 보지 못했습니다.
휴대폰에는 아이들의 사진만 남아 있다.
"나는 이 땅에서 사라져도 뉴스 한 줄 안 날 거예요. 그게 가장 슬픕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해 우리가 외면한 책임과 대안
이주노동자들은 대한민국의 노동 현장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농촌, 건설, 제조, 환경미화 등 국내인이 꺼리는 곳에는 늘 그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권리는 늘 제도의 밖에 있었습니다.
2019년 유엔은 한국에 ‘이주민 인권 보호 권고’를 내렸고, 2021년에는 국가인권위원회도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의료, 교육, 법률지원 확대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보호 정책은 부족합니다.
그들을 '불법'으로 낙인찍기 전에, 왜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먼저여야 합니다.
마무리: 이름 없는 삶을 기억하기 위하여
우리는 그들과 같은 거리를 걷고,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음식을 먹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이름은 명단에 없고, 그들의 권리는 법에서 빠져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고통을, 그리고 침묵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사회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일수록 더 많은 관심과 보호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게 우리가 말하는 ‘사람 중심 사회’의 진짜 모습입니다. 우리 사회는 분명히 ‘사람 중심’을 말하지만, 그 중심에서 배제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매일 우리 곁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들의 존재는 투명인간처럼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외면한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들여다보는 것이, 진정한 공존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